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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그림 천재' 서번트증후군 자폐성장애인 이인석씨 이야기

글쓴이 : 신라직업재활시설 작성일 : 16-03-04 10:27 / 조회 : 4,784

’그림 천재’ 서번트증후군 자폐성장애인 이인석씨 이야기


'그림 천재' 서번트증후군 자폐성장애인 이인석씨 이야기 기사의 사진



서울 강남구 일원로 밀알학교 1층 밀알미술관. 밀알복지재단이 주최한 제3회 ‘봄 프로젝트’ 전시회에 18명의 발달장애인 작품 40여점이 전시됐다. 전시회장 입구에 있던 이인석(24)씨의 작품 ‘경복궁’이 관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선과 점으로 음영과 원근을 표현한 붉은색의 경복궁은 수준급이었다.



이씨는 미술 등 특정한 부분에서 우수한 능력을 가진 ‘서번트 증후군’의 소유자다. 세 번째 전시회를 연 이씨는 10개월 동안 작업한 자신의 작품 앞에서 수줍은 표정을 지으며 포즈를 취했다.



최근 전시회 오픈 행사 전 이씨와 어머니 기은숙(51)씨를 밀알미술관 카페에서 만났다. 이씨에게 전시회를 연 소감을 묻자 “그림 작업이 안 지루했어요”라고 짧게 대답했다. 앳된 얼굴의 이씨는 카페라테를 보더니 “머리를 염색한 색깔과 같다”며 천진난만하게 웃었다. 



기씨는 “인석이가 그림을 그릴 때는 전혀 지루해하지 않는다”며 “밀알학교 중·고등학생 시절 합주단에서 비올라를 배울 땐 힘들어했는데 미술은 적성에 맞는지 힘들다는 소리 한 번 안했다”고 귀뜸했다.



기씨가 아들의 재능을 알게 된 건 3년 전이다. 밀알복지재단은 2014년부터 KB국민카드의 지원으로 미술에 재능을 지닌 발달장애 청소년을 모집해 전문교육을 진행해왔다. ‘봄 프로젝트’에 선발된 학생들은 매주 전문 작가의 지도를 받는다. 처음 받은 미술 교육이지만 이씨의 그림 실력은 놀라운 속도로 발전했다. 이씨는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 제일 재밌다”고 말했다. 



그림은 이씨가 자신의 생각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희망’의 도구다. 기씨는 “아들은 전시회를 열 때마다 성취감을 느낀다”며 “그림을 그릴 때만큼은 집중력을 보인다”고 밝혔다. 가족과 여행했던 장소와 이씨가 좋아하는 사물 등이 그림의 단골 소재다. 대부분 선과 점을 활용해 그림을 그린다. 



이씨가 유난히 좋아하는 ‘지하철’도 그림에 자주 등장한다. 이씨는 다양한 지하철의 모양을 쉽게 구별한다. 사진을 찍은 것처럼 지하철 노선도를 외운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이씨는 가족과 지하철로 성균관대 연세대 등 대학캠퍼스에 가는 것을 즐긴다. 



이씨는 태어난 지 100일 만에 심장수술을 받았다. 다행히 회복됐지만 심장에만 관심을 갖다 보니 이씨의 부모는 아들이 남들과 조금 다르다는 것을 늦게 인지했다. 이씨가 네 살이던 1996년 다른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말을 안 하는 게 이상해 병원에 데리고 갔다. 아들은 발달장애인 2급 판정을 받았다. 분노발작과 특이한 반복 행동이 많아 유치원에서도 거절당했다. 



기씨는 서울 강남구 일원로 남서울은혜교회에 출석하는 크리스천이다. 아들이 네 살 되던 해부터 남편을 따라 교회에 나갔다. 



“처음에는 우울해질 때도 있었지만 신앙을 갖게 된 뒤로는 감사하며 살기로 했어요. 인석이를 키우며 힘들 때도 있지만 욕심을 내려놓으니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해요. 쉽지 않지만 아들을 있는 모습 그대로 보려고 합니다.” 



기씨는 그동안의 세월이 쉽지 않았는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기씨는 밀알학교 졸업생의 어머니 모임에서 서로의 아픔을 보듬으며 위로를 얻는다. 다시 아들을 품고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기씨는 장애를 극복하고 전시회를 연 아들이 자랑스럽기만 하다. 아들이 사회적 기업 ‘커피지아’에서 3년 넘게 콩 감별사로 일하며 사회성을 기르고 성숙해진 것도 정말 감사하다. 하루 5시간씩 일하는 이씨는 매달 월급날 가족들에게 삼겹살을 대접한다. 



“인석이가 그림으로 인정받고 경제적 자립이 가능해져서 부모로부터 독립할 수 있다면 바랄 것이 없지만 현재는 아무런 욕심이 없어요. 답이 나오지 않는 미래에 대한 걱정 대신 오늘 하루 인석이가 좋아하는 것을 하며 행복하다면 그 이상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단지 모든 장애아들이 장애의 편견을 넘어 가능성 있는 한 사람으로 여겨지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