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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발달 장애인 12년의 기다림, 결실 맺었다.

글쓴이 : 박경규 작성일 : 16-01-11 23:28 / 조회 : 4,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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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 12년의 기다림, 결실맺었다

구로구 전용 재활공간 ‘두빛나래문화체육센터’
이 성 구청장 2003년 부모에 했던 약속 이행

2016-01-11 10:15:58 게재

“자~ 그려진 선을 따라 잘라보세요. 별 모양도 오려볼까요? 민아씨~ 언니·오빠들만큼 안돼요? 그래도 잘 하고 있어요. 천천히 해보세요.”
구로구에 발달장애인 전용 재활공간인 두빛나래 문화체육센터가 문을 열었다. 직업·자립생활 교육참가자들이 장식을 만들고 있다. 사진 구로구 제공


서울 구로구 고척동 개봉2 빗물펌프장 4층. 이은실 사회복지사 목소리에 맞춰 은희(가명·20·신도림동)씨와 영수(가명·23·오류동)씨 등 19~27세 청년들이 두툼한 종이에 그려진 선을 따라 가위질에 한창이다. 누구는 선과 무관하게 종이를 토막내고 또다른 이는 소리를 지르며 책상 사이를 뛰어다닌다.

한시간 남짓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는 이 공간은 구로구가 발달장애인 재활과 사회성 향상을 돕기 위해 마련한 복합 문화체육공간 ‘두빛나래 문화체육센터’다. 특수학교를 졸업한 뒤 진학도 직장생활도 택하지 않은 발달장애인들이 최소 3년간 운동으로 건강을 챙기며 홀로 일상·직업생활을 할 수 있도록 훈련한다. 이 성 구청장이 부구청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03년 부모들과 했던 약속을 지켜 들어선 공간이라 더 의미가 있다. 서울 자치구에서는 처음으로 문을 연 발달장애인을 위한 전문 재활시설이기도 하다.

문화체육센터는 고척돔구장 뒤편 안양천과 인접한 빗물펌프장 옥상을 증개축해 만든 공간. ‘두개의 빛나는 날개’라는 뜻을 지닌 우리말 ‘두빛나래’는 장애인들이 숨겨진 재능을 펼치고 홀로서기를 하도록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붙인 이름이다. 926㎡ 규모로 체육관과 체력단련실 다목적실 바리스타교육장 등을 배치했다.

아침에 센터에 나와 오후 4시까지 직업생활 문호생활 자립생활 교육을 받는 청년들은 ‘두빛나래 아카데미’ 성인반. 이은실 팀장은 “고교를 졸업한 뒤 바로 대학 진학이나 취업은 어렵고 장애인 작업장은 직업훈련만 되풀이하기 때문에 따분해한다”며 “그 중간 성격을 띤 곳”이라고 설명했다. 신체활동은 기본. 난타 플라워아트 등 문화생활에 공공기관이나 시장 방문, 공연장과 전시장 체험에 청소와 정리까지 자립생활에 도움이 되는 활동을 복합적으로 엮어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발달장애인 대부분 상자조립이나 우편물 포장 등 모방능력이 중시되는 직업활동을 하기 때문에 손 기능을 활성화하고 본인 의사표현에 무게를 실어 자기결정력을 키운다.

꽃다발이나 화분 등 플라워아트 시간에 만든 작품은 방문객들에 판매해 운영비에 보탠다. 꽃과 흙을 만지면서 심리적 안정을 얻고 판매로 이어지면서 경제관념까지 얻는다. 조성원 센터장은 “작품을 완성하고 나면 성취감을 얻게 되고 부모들은 자녀 활동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아카데미 전후에는 학령기 아동부터 성인 발달장애인은 물론 그 가족들을 위한 공간으로 개방한다. 인라인 배드민턴 등 체육활동, 난타 비즈공예 등 문화활동, 바리스타교육 등 직업능력 향상 교육이 진행된다. 발달장애인과 가족간 관계회복, 가족간 정보교환은 물론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 교육까지 지원한다. 지역 내 장애인주간보호센터 등 관련 기관에서 시설을 빌려 이용할 뿐 아니라 각종 교육과정 진행 기술까지 익혀간다. 문 연지 석달이 채 안됐지만 벌써 200여명이 고정적으로 이용할 만큼 인기다.

센터는 이 성 구청장이 2003년 부구청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약속을 12년만에 지켜 빛을 보게 됐다. 당시 발달장애아 부모들은 재활과 사회성 향상을 위한 시설과 교육훈련과정을 요구했다. 장소와 예산의 한계로 그해 가을 시설관리공단 강당에서 특수체육교실을 시작했지만 이후 경인고 체육관, 오류초등학교 체육관, 개봉동의 한 교회까지 밀려났다. 이 성 구청장이 민선 5기에 구로로 돌아오면서 공간과 예산 마련에 나섰고 지난해에야 빗물펌프장 옥상에 서울시 주민참여예산과 특별교부세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 구청장은 “전용공간에서 아이들이 하나하나 배워가는 모습을 보니 그간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느낀다”며 “두빛나래가 세상 속으로 나가는 발달장애인들에게 자립의 토대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